이탈리아 수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사상 첫 순수 전기차 ‘엘레트리카(Elettrica)‘를 2025년 10월 9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50만 달러가 넘는 초고가 전기차로 럭셔리 EV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단계별 공개 전략…2026년 본격 출시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엘레트리카를 3단계에 걸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9일 ‘자본시장의 날’ 행사에서는 차량의 ‘기술적 핵심’을 먼저 선보이고, 2026년 초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개한 뒤, 2026년 봄 완전체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실제 고객 인도는 2026년 10월부터 시작된다.
페라리는 “배터리 모듈, 전기 액슬, 인버터, 전기 모터 등 모든 핵심 부품을 마라넬로에서 직접 개발하고 수작업으로 제작한다"고 강조했다.
200개 배터리 특허 보유, 이탈리아 장인정신 결합
페라리는 지난 1년간 배터리 관련 특허 200개를 출원하며 전동화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마라넬로 본사 내 새로 건설된 ‘E-빌딩’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비냐 CEO는 “전기차에도 페라리만의 독특한 사운드와 시그니처 디자인을 적용할 것"이라며 “전기 모터 자체가 내는 소리를 활용해 결코 조용하지 않은 차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53만 달러 초고가…SUV 크로스오버 형태 예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엘레트리카의 예상 가격은 최소 50만 유로(약 53만 달러)로, 2026년 주문 접수 시작과 함께 약 55만 달러에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포착된 스파이 샷을 보면 마세라티 레반테 차체에 페라리 로마의 헤드라이트를 적용한 프로토타입이 테스트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도어 해치백형 크로스오버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푸로산게 성공에 힘입어 SUV 시장 확장
£35만(약 5억 6천만원)에 출시된 V12 엔진 4도어 SUV ‘푸로산게’의 성공에 힘입어 엘레트리카도 SUV 폼팩터를 채택했다. 4개 도어와 뒷좌석을 갖추되 쿠페 스타일의 루프라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페라리는 엘레트리카가 출시 첫해 전체 판매량의 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는 전체 판매의 40%를 순수 전기차가 담당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비중 45% 달성…전동화 가속
페라리는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판매의 45%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2024년 모든 목표를 초과 달성한 데 이어 2025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8억 유로를 기록했으며, EBITDA 마진은 39.7%에 달했다. 산업 자유현금흐름은 2억 3천 2백만 유로를 기록했다.
주가는 실적 부진으로 급락
하지만 EPS 2.38달러와 매출 17억 9천만 달러가 모두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10.81% 급락했다. 8월 4일 현재 436.2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페라리는 최대 3억 6천만 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다음 실적 발표는 11월 4일로 예정돼 있다.
럭셔리 EV 시장 판도 변화 예고
페라리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기존 테슬라, 포르쉐 타이칸, 벤틀리 등이 주도하던 고급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50만 달러가 넘는 초고가 세그먼트에서는 페라리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가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전통 장인정신과 최첨단 전동화 기술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